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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쇼트
‘쇼트(shot)’는 스크린 속 프레임 안에 포함된 ‘소재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실제로 촬영 및 편집 상황에서 적용되는 쇼트의 명칭들을 살펴보면 굉장히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쇼트의 종류를 자로 잰 듯 결정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즉 비슷한 화면 구성을 가진 쇼트라 하더라도, 어떤 감독은 미디엄 쇼트(medium shot)로 간주할 수 있지만, 다른 감독은 클로즈업(close-up)으로 간주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쇼트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그것을 정의할 명칭은 더 불명확해질 수밖에 없다.
또 일반적으로 쇼트는 인물이 프레임 안에 얼마나 보이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쇼트가 항상 카메라와 촬영 대상 간의 거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특정 렌즈는 종종 거리 자체를 왜곡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망원렌즈는 스크린에 클로즈업 화면을 보여줄 수 있지만 이러한 종류의 쇼트에서 카메라는 대개 소재로부터 굉장히 먼 거리에 위치한다.
영화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쇼트들이 아주 다양하게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6가지의 기본적인 범주 안에 해당한다. 그 6가지에는 (1) 익스트림 롱 쇼트(extreme long shot), (2) 롱 쇼트(long shot), (3) 풀 쇼트(full shot), (4) 미디엄 쇼트(medium shot), (5) 클로즈업(close-up), (6) 익스트림 클로즈업(extreme close-up)이 있다. 또한 딥 포커스 쇼트(deep-focus shot)는 일반적으로 롱 쇼트의 변형이다.
‘익스트림 롱 쇼트(extreme long shot)’는 매우 먼 거리에서 촬영된 쇼트이며, 그 거리는 심지어 400m 이상인 경우도 있다. 이 쇼트는 거의 항상 야외에서 촬영되는데, 촬영 현장의 많은 것들을 화면에 담아 보여준다. 이러한 익스트림 롱 쇼트는 ‘클로즈 쇼트’가 나타내는 내용의 공간적인 틀로서 그 역할을 하는데, 이러한 이유로 자주 ‘설정 쇼트(establishing shots)’라 불리기도 한다. 또한 익스트림 롱 쇼트로 찍힌 사람들을 스크린에서 확인해 보면, 일반적으로 사람은 화면 속 작은 점 정도로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쇼트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영화의 예시로는 ‘서사적 영화’를 들 수 있는데, 이 서사적 영화에는 서부영화, 전쟁영화, 사무라이영화, 그리고 역사영화 등이 포함된다. 이는 모두 ‘촬영 현장’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의 갈래들이다.
‘롱 쇼트(long shot)’는 용어 자체도 가장 애매한 편에 속하는데, 그만큼 영화에서 가장 복잡한 쇼트로 꼽히기도 한다. 보통 롱 쇼트의 ‘거리’는 연극을 예로 들면 ‘관객과 무대 사이의 거리’와 거의 일치한다. 이 범주 중,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것이 바로 ‘풀 쇼트(full shot)’이다. 풀 쇼트에서의 인물은 머리가 거의 프레임의 꼭대기에 있으며, 발은 프레임의 밑바닥 부분에 거의 닿을 정도로 들어가 있다. 즉 몸 전체가 프레임에 가까스로 들어가는 것이다. 한편, 롱 쇼트는 대형극장에서의 ‘무대 영역’과 거의 같은 크기의 공간을 포착한다. 따라서 전경에 위치하지 않는 등장인물들은 세팅에 의해 지배당할 수 있다. 또 롱 쇼트에서의 조명 사용은 다른 쇼트에 비해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며,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노동의 강도도 훨씬 높다. 특히 ‘딥 포커스’로 촬영하게 되는 경우, 이러한 경향성은 더욱 심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디엄 쇼트(medium shot)’는 인물의 무릎이나 허리 위를 찍는 쇼트를 말한다. 이 쇼트는 일종의 ‘기능적인 쇼트’로서, 특히 어떠한 상황을 설명하는 신(scene)을 찍을 때 또는 움직임이나 대화를 전달할 때 굉장히 유용하다. 이러한 미디엄 쇼트에는 다음에 설명하는 몇 가지 변형이 포함된다. 먼저 ‘투 쇼트(two-shot)’는 두 명의 인물을, ‘쓰리 쇼트(three-shot)’는 세 명의 인물을 찍는 것을 말한다. 배경에 특별히 다른 인물이 없는 경우, 세 명 이상의 쇼트는 대부분 풀 쇼트가 된다. 마지막으로 ‘오버 더 숄더 쇼트(over-the-shoulder shot)’는 주로 두 명의 인물을 찍는데, 한 명은 카메라와 등지고 있는 위치에, 다른 한 명은 카메라와 마주하고 있는 위치에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미디엄 쇼트의 메인은 ‘커플 쇼트’라 할 수 있는데 보통 로맨틱한 분위기이거나 아예 이와 정반대의 분위기로, 대개 이 둘 중 하나의 분위기를 갖는다. 또한 투 쇼트는 일반적으로 단일 초점이 아닌 ‘분할된 초점’을 가지고 있다. 즉 이 쇼트에서의 초점은 보통 두 개로 분할된 구성을 보이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평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 두 명의 인물들은 서로 동일한 공간을 아주 친밀하게 공유한다. ‘미디엄 투 쇼트’가 흔히 쓰이는 장르의 예시로는 로맨틱 코미디, 러브 스토리, 버디 영화 등을 들 수 있다.
‘클로즈업(close-up)’은 배경을 보여주는 경우에도 극히 일부만을 보여주고 사람의 얼굴과 같이 비교적 작은 대상을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클로즈업 화면을 보면 꼭 영상이 관객의 얼굴 앞으로 밀어닥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화면 속 소재가 금방이라도 누군가를 공격할 것처럼 보일 때는 이러한 느낌이 더욱 강해진다. 물론 영상이 매혹적인 소재를 담고 있는 경우라면, 이때는 소재를 훨씬 더 유혹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든다. 이렇듯 클로즈업은 대상의 크기 자체를 확대해 보여주기 때문에 특정한 사건 또는 물건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하거나 상징적인 의미를 암시하는 용도로 자주 쓰인다.
‘익스트림 클로즈업(extreme close-up)’은 앞서 설명한 클로즈업의 한 변형으로, 얼굴의 전체적인 모습 대신 사람의 눈이나 입 등 얼굴 내에서도 특정한 부위만 보여줄 때가 많다.
‘딥 포커스 쇼트(deep-focus shot)’는 보통 롱 쇼트인 경우가 많은데, 깊은 심도와 다양한 초점거리로 촬영된 것을 말한다. 딥 포커스 쇼트는 종종 ‘광각 쇼트’라고도 불린다. 이 쇼트를 촬영할 때는 광각렌즈(wide-angle lens)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형의 쇼트는 가까운 거리의 대상들부터 중간 거리, 심지어 먼 거리에 있는 대상들까지도 한 번에 포착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동시에 포착하면서도 모든 대상 하나하나에 선명한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딥 포커스 쇼트에서의 대상들은 일련의 평면에 섬세하게 배치된다. 이렇게 대상을 층층이 배열하는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감독은 관객의 시선을 하나의 거리에서 다른 거리로 이끌 수 있다. 통상적으로 이 ‘시선’은 가까운 거리에서부터 시작해 중간 거리로 이동하고, 최종적으로 먼 거리에 도달하는 순으로 옮겨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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