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 4. 19.

    by. pearls of wis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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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카메라 이동

     

     1920년대 이전까지의 감독들은 피사체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경향을 가졌지만, 1920년대 무렵 활동한 무르나우(F. W. Murnau), 뒤퐁(E. A Dupont) 등과 같은 독일 감독들은 쇼트 내에서도 카메라를 이동시키는 실험을 했다. 이 같은 실험의 동기는 물리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심리적이고 주제적인 이유도 포함하는데, 가장 유의미한 변화는 민감하고 미묘한 점을 이동카메라를 통해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 편집하는 것이 더 빠르고 덜 혼란스러우며 비용도 절감되지만, 편집에 의한 커팅 역시 이동 카메라의 유연한 서정성에 비해서는 연속적이지 않고 갑작스럽다.

     

     감독은 카메라를 이동시키는 것이 시간 비용의 측면에서 가치가 있고, 이동에 따른 기술, 재정적 문제를 감당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카메라의 이동 방식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고 각각의 유형은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카메라 이동 쇼트에는 (pans)’, ‘틸트(tilts)’, ‘달리 쇼트(dolly shots)’, ‘핸드헬드 쇼트(handheld shots)’, ‘크레인 쇼트(crane shots)’, ‘줌 렌즈 쇼트(zoom shots)’, ‘공중 쇼트(aerial shots)’7가지가 있다.

     

     가장 보편적인 팬 쇼트의 사용법은 피사체를 프레임 내에 두는 것이다. 인물이 이동할 때, 카메라는 인물의 위치를 구도의 중심에 유지하기 위해 수평 방향으로 이동한다. 익스트림 롱 쇼트로 촬영한 팬 쇼트는 특히 서사 영화에 효과적이다. 또 중심인물로부터 청자의 반응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를 이동시키는 반응 쇼트(reaction shot)’의 경우, 팬 쇼트는 두 피사체 사이의 인과관계를 유지하고 유대감과 결속력을 강조하는 데 효과가 좋다. ‘플래시 팬(flash pan)’이나 짚 팬(zip pan)’으로도 불리는 스위시 팬(swish pan)’은 앞의 테크닉에 변형을 준 것인데, 카메라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돌려 흐릿한 영상만이 찍히도록 한다.

     

     틸트 쇼트는 정지한 수평축을 기준으로 수직으로 이동한다. 틸트도 팬처럼 시점 쇼트(point-of-view shots)’에서의 주관적 사용이 가능하다. 일종의 앵글 변화인 틸트는 인물의 내적 심리변화를 표현하기에도 좋다. 또 눈높이에 있던 카메라를 틸트 다운하면, 앞에 있던 인물을 갑자기 허약해 보이게 만들 수도 있다.

     

     ‘트러킹 쇼트(trucking shots)’트래킹 쇼트(tracking shots)’로도 불리는 달리 쇼트달리’, 즉 이동식 카메라 대에서 촬영한다. 따라서 이동장치로 카메라를 움직여 촬영하는 모든 쇼트를 달리 쇼트라 부르며, 카메라는 자전거나 자동차, 기차 위 등에 설치될 수 있다. 고정 카메라는 움직임이 적은 프레임에서 안정되고 질서 정연한 느낌이지만, 그 자체로 불안정한 이동 카메라는 유동적이고 무질서하며 생동감 있는 느낌을 만들어낸다. 또 촬영장에는 종종 카메라 대가 더 유연히 이동할 수 있도록 궤도가 설치되는데, 이는 트래킹 쇼트라는 이름의 기원이기도 하다. 더불어 긴 거리 쇼트의 경우에는 카메라가 드나드는 중에 궤도를 빠르게 설치 또는 제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달리 쇼트는 사실 그대로를 드러내기보다 심리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다. 감독은 인물을 천천히 따라가며 중요한 부분에 점차 접근해 가는데, 이 움직임은 관객이 중요한 것을 곧 보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신호가 된다. 또한 발견의 신속성을 강조하는 클로즈업 커트와는 다르게, 느린 속도의 달리 쇼트는 대상을 점진적으로 드러낸다.

     

     이동식 촬영 장비로 찍은 쇼트보다 훨씬 두드러지며, 보통은 덜 서정적인 느낌이 드는 핸드헬드 쇼트는 영상이 거칠고 변화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핸드헬드 쇼트에서의 카메라 흔들림은 무시하기가 힘들 정도인데, 특히 가까운 곳에서 찍은 쇼트일수록 그 흔들림이 스크린에 훨씬 더 크게 나타난다.

     

     크레인 쇼트는 공중에서 촬영한 달리 쇼트와 같다. 크레인은 촬영기사와 카메라를 싣고 촬영 장면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으며, 다양한 방향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 아래, 대각선, 안팎으로의 이동이 모두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여러 방향을 향해 연속적으로 움직일 수도 있다.

     

     줌 렌즈 쇼트는 굉장히 빠른 속도의 트래킹 쇼트나 크레인 쇼트와 같은 효과를 갖지만, 카메라의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는 쇼트이다. 여러 렌즈를 결합한 은 그 연속적 변화와 함께 카메라가 와이드 앵글의 거리부터 망원촬영의 위치까지 거의 동시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줌은 갑자기 장면 안으로 뛰어들거나 뛰쳐나오는 효과를 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관객에게 놀랍고 충격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 줌 쇼트는 다른 어떠한 이동 장비들보다도 빠르게 신을 드나들 수 있고, 실제로 어떤 이동 장비도 필요치 않아 달리나 크레인 쇼트보다 비용이 절감된다. 또 줌 렌즈는 사람이 많고 복잡한 곳에서 촬영해야 하는 경우, 행인의 시선을 피해 먼 곳에서 촬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줌 렌즈는 대상을 축소하고 공간을 팽팽하게 만들며 영상의 가장자리 부분을 전체적으로 사라지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관객은 자신이 신 안으로 들어간다는 느낌보단 신의 한 작은 부분이 자기 쪽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런 심리적인 느낌의 차이는 길이가 긴 쇼트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공중 쇼트는 일반적으로 헬리콥터에서 촬영하며, 크레인 쇼트의 변형으로 간주한다. 헬리콥터도 크레인처럼 어느 방향으로도 이동할 수 있는데, 주로 야외 촬영장에서 크레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공중 쇼트가 이를 대신한다. 공중 쇼트는 자유로운 해방감을 표현하기 위해 쓰이기도 하며 때때로 굉장히 현란한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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